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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히어로물은 존재했다, K-히어로 황대장과 김치맨

슈퍼맨,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히어로가 넘쳐나다 못해 팀까지 이루는 해외에 비해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히어로들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던 히어로물 작품이라고 한다면 <전우치>와 <마녀>를 꼽을 수 있는데 이마저도 하나는 2009년작, 하나는 안티 히어로물이다.  그렇다면 한국 미디어 역사에는 대표적인 히어로가 존재하지 않는 걸까?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는 김치맨과 황대장이 있다. 김치맨과 황대장은 1990년대에 방영했던 […]

김 현지

한국에도 히어로물은 존재했다, K-히어로 황대장과 김치맨

슈퍼맨,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히어로가 넘쳐나다 못해 팀까지 이루는 해외에 비해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히어로들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던 히어로물 작품이라고 한다면 <전우치>와 <마녀>를 꼽을 수 있는데 이마저도 하나는 2009년작, 하나는 안티 히어로물이다. 

그렇다면 한국 미디어 역사에는 대표적인 히어로가 존재하지 않는 걸까?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는 김치맨과 황대장이 있다. 김치맨과 황대장은 1990년대에 방영했던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며 삽시다>의 코너로, 유치하지만 정의로운 코미디 히어로 물이다. 

정식 명칭은 <대한민국 황대장>과 <수퍼파워 김치맨>. 이 두 작품을 훑어보며 당시의 개그코드와 연출을 되새김질해 보는 건 어떨까? 의외로 ‘요즘 감성'에 걸맞은 편집 방식과 연출에 놀라게 될 것.


<대한민국 황대장>

<대한민국 황대장>은 만화가 김진태가 그린 만화를 실사화 한 코미디 작품으로, 후줄근한 차림의 아저씨가 히어로라는 컨셉이 독특한 작품이다. 만화에서는 대머리 아저씨로 나오지만 실사판에서는 흰색 헬멧과 ‘대장’이라는 빨간 글씨가 박힌 쫄쫄이를 입고 등장한다. 내용은 히어로인 황대장과 악당 무리인 프랭크 백 일당이 도시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대립하는 내용.

이 작품의 묘미는 스토리나 감정선보다는 독특한 연출 방식에 있는데, 입모양이 전혀 맞지 않는 후시 녹음 오디오와 프랭크 백 일당들이 나쁜 짓을 할 때 등장하는 옛날 만화 형식 말풍선이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다. 

과하게 익살스러운 등장인물들의 연기 역시 웃음보를 터뜨리게 하는 요소. 또 악당들의 테마 곡은 최근 SNS 상에서도 화제가 되었는데, 그 가사가 엉뚱하기 짝이 없다.

‘내가 내가 내가 내가 두 살 때, 우유병을 달랬더니 소주 병을 줘 쿵다라닥딱 쿵닥딱 눈 튀어나와 튀어나와'

‘내가 내가 내가 내가 다섯 살 때, 감기약을 달랬더니 쥐약을 줘 쿵다라닥딱 쿵닥딱 눈 튀어나와 튀어나와'

<대한민국 황대장>에서는 등장인물들의 패션을 통해 90년대 유행했던 패션 트렌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유행은 돌고 돈다'는 구절을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하는 장면들이 많다. 특히 메인 빌런인 프랭크 백의 힙합 패션은 매우 트렌디한 편. 

실제로 프랭크 백을 연기했던 개그맨 김학준은 <대한민국 황대장> 출연 이후 벗헤드라는 힙합 그룹으로 데뷔해 가수로 활동한 바 있다. 여담이지만 황대장을 연기했던 개그맨 정재환은 이후 MC로 전향했다가 지금은 개그맨 출신 역사학자로 활동하는 중.


<수퍼파워 김치맨>

1994년, <대한민국 황대장>의 후속작으로 방영되었던 수퍼파워 김치맨. 심형래가 주연인 ‘김치맨'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80년대에 방영했던 <우뢰매>와 흡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심형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물들의 목소리는 성우들이 후시 녹음한 오디오를 사용했기 때문에 묘하게 이질감과 코미디스러움이 함께 묻어나는 작품. 

특히 악당들의 목소리는 성우들의 맛깔난 연기로 익살스러움이 배가되었는데, 짱구 시리즈에서 심형만을 연기하고 있는 김환진 성우가 ‘지킬’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 감초 역할을 했다. 앞서 소개한 <대한민국 황대장>의 악당인 프랭크 백의 목소리도 그의 작품.

순박하지만 정의로운 K-히어로, 김치맨은 ‘김치김밥! 김치 에너지!’, ‘김치 해독제', ‘그린 수퍼빔', ‘고추 파워탄' 등 김치와 관련된 무기와 스킬들을 사용한다. 

악당들과 대결을 벌이다, “위급할 땐 김치 김밥을 먹어라!"라는 머털도사의 말을 떠올리며 허겁지겁 김치 김밥을 먹는 김치맨의 모습은 압권. 회복 물약을 먹은 듯 되살아나는 장면은 <수퍼파워 김치맨>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하지만 김치맨의 운명은 행복하게 끝나지 않는다. 옛날 코미디 시리즈 중 드물게 새드 엔딩으로 끝나는 작품이 바로 이 <수퍼파워 김치맨>. 심형래를 김치맨으로 만들어 준 머털 박사는 유언을 남긴 후 사망하며, 그 이후 김치맨 역시 대마왕과 자폭하며 엔딩을 맞는다. 앞서 소개한 작품과 <수퍼파워 김치맨> 모두 유튜브 채널 ‘빽능 – SBS 옛날 예능'에서 전편을 감상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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