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패션에 대한 자유가 얼마만큼이나 주어질까?
한국의 패션 브랜드들은 전 세계로 가지를 뻗쳤고, 대중들의 패션 취향은 보다 잘게 나누어져 패션 시장에 다양성을 부여했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해외 패션 업계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지금.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나라, 북한의 패션은 어떤 모습일지 불현듯 호기심이 치밀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바탕으로 조사해 본 북한의 패션. 북한 주민들에게도 우리처럼 패션의 자유가 주어질까? 스크롤을 […]

한국의 패션 브랜드들은 전 세계로 가지를 뻗쳤고, 대중들의 패션 취향은 보다 잘게 나누어져 패션 시장에 다양성을 부여했다.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해외 패션 업계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지금.
가장 가깝지만 가장 먼 나라, 북한의 패션은 어떤 모습일지 불현듯 호기심이 치밀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바탕으로 조사해 본 북한의 패션. 북한 주민들에게도 우리처럼 패션의 자유가 주어질까? 스크롤을 내려 놀라운 북한의 패션 현황을 함께 살펴보자.






장마당의 활성화
북한의 패션은 2000년대를 기준으로 전환점을 맞이한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배급품이 아닌 옷을 구하기가 힘들었지만 국가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며 구제 의류, 중국산 의류들을 판매하는 ‘장마당’이 활성화되었기 때문.
시간이 지나며 단순히 옷을 가져와 판매하던 장마당에는 옷을 만들어 판매하는 이들이 늘어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패션 시장에도 ‘다양함’이라는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손재주가 좋은 이들은 구제 의류나 중국산 의류의 패턴을 똑같이 따라 해 보다 저렴한 새 제품을 만들어 냈는데, 이때 조금씩 디자인에 변화를 주며 다양한 디자인이 탄생하게 된 것. 이 장마당의 풍경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연출된 바 있다.






북한 여성들의 바지 착용 금지령
‘옷차림은 그 사람의 사상 정신 상태와 문화 정서 수준, 도덕 상태를 보여준다.’ – <조선 녀성>
북한의 잡지, <조선녀성>에 실린 글을 보면 알 수 있듯 북한은 예전부터 패션을 통해 문화 정서를 통제 및 규제하고 있다. 실제로 <조선녀성>을 비롯한 각종 북한 매체들은 입어야 할 옷과 입지 말아야 할 옷들에 대한 글을 배포하며 국가에서 지정한 패션 트렌드를 권장했는데, 이는 권장에 그치지 않았다.
일명 ‘사회주의 차림새’라고 불리는 단정한 의복을 입도록 단속했으며 서양 패션이 유행하자 <조선녀성>은 ‘조선 여성의 몸에 꼭 어울리는 조선 옷을 입지 않는 여성들이 있다.’라며 어색하고 보기 흉한 옷차림을 하고 손가락질 받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규제했던 것은 바로 여성의 바지 착용. 북한은 19세기 유럽과 비슷하게 여성의 바지 착용을 강력하게 규제했다. 북한 영화 <겉멋이 들어>에서는 패션에 관심이 많던 여대생 주인공이 나팔바지를 입고 거리를 걷자, 사람들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장면도 있을 정도.
이러한 규제는 2010년대까지 지속되다 노동자들의 편의성과 리설주의 바지 착용이 맞물려 완화되었다.




양장은 안되는데 한복은 됩니다
화려한 패턴, 달라붙는 핏 등 제재하는 항목이 많은 양장에 비해 한복은 비교적 자유로운 디자인을 허용한다. ‘조선 옷’이라고 불리는 한복 착용을 즐기게 하기 위함이라고. 최근에 들어서는 보다 다양한 양장 디자인이 허용되었는데, 그 이전에는 ‘단정함’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제재 항목들이 존재했다.
특히 북한의 ‘시그니처 핏’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양장 치마 스타일은 사실 나라에서 지정한 것. 무릎에서 5cm 가량 내려온 양장 치마 스타일을 권장하며 너무 짧은 것은 단정하지 않고, 너무 긴 것은 자원 낭비라며 제재했다고 알려졌다. 핏 역시 몸매가 너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옷폼의 여유를 6~7cm 정도 널널하게 입도록 하게 했다고.






‘여성스러움’의 상징 하이힐
여기서 놀라운 점은 북한에서 한복을 착용하는 경우에도 하이힐을 자주 매치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비율을 좋게 만들어주고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하이힐은 북한에서 권장하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다. 북한은 대학교에서도 교복을 착용하는데, 그 교복 중 하나인 치마저고리에도 고무신이 아닌 하이힐을 매치한 여성들을 확인할 수 있다.





리설주의 등장
북한의 패션은 장마당 활성화 이후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의 등장이다. 북한 패션을 선도하는 그녀가 그간 권장되었던 조선 옷차림과는 조금 달라진 옷들을 공식 석상에서 선보였기 때문. 앞서 언급한 바지 착용은 물론 화려한 패턴의 양장, 몸매가 드러나는 원피스 등을 착용하며 ‘세련된 룩’을 다시 한번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