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열심히 했더니, 유명해졌어요
블로그를 운영하는가. 그렇다면 당신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취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어준 인물이 있다. 그의 이름은 ‘저스틴 선더스(Justin Saunders)’. 그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는 평범한 블로그를 운영했다. 특이한 점은 글이 없다는 것.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들을 아카이빙 해서 공유할 뿐이었다. 초기에는 당연히 관심받지 못했다. 그저 이름 모를 […]
블로그를 운영하는가. 그렇다면 당신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취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어준 인물이 있다. 그의 이름은 ‘저스틴 선더스(Justin Saunders)’.
그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시작할 수 있는 평범한 블로그를 운영했다. 특이한 점은 글이 없다는 것.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들을 아카이빙 해서 공유할 뿐이었다. 초기에는 당연히 관심받지 못했다. 그저 이름 모를 개인이 운영하는 이미지 아카이빙 블로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리 만무했다.
“알 게 뭐야?” 그도 신경 쓰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아카이브를 보든, 말든,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사진들을 업로드했다. 그의 블로그는 ‘미니멀리즘’을 따랐다. 삭제할 수 있는 부분은 전부 삭제했고, 사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한번 완성된 구조와 디자인은 계속 유지됐고, 그는 계속해서 이미지를 업로드해 나갔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된 그의 블로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사진들로 알차게 꾸며졌고, 결국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름다움’이 타인을 설득하기 시작한 것!
결국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 중에 거대한 인물들도 포함됐다. 특히 패션계를 변화의 파도 속으로 이끈 ‘오프 화이트(OFF-WHITE)’의 수장 ‘버질 아블로(Virgil Abloh)’, 천재 힙합 아티스트 ‘칸예 웨스트(Kanye West)’는 그의 취향에 깊게 매료됐고, 긴밀하게 연락을 시도했다.
버질 아블로와 칸예 웨스트? 거부할 이유가 있겠는가. 한 시대의 문화를 이끄는 주요인물들의 손이 닿자, 저스틴 선더스의 감각은 더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칸예 웨스트는 저스틴 선더스의 남다른 시각과 센스를 전적으로 신뢰했다. 자신이 운영하던 브랜드 ‘이지(Yeezy)’의 제품 디자인을 개발할 때, 저스틴 선더스가 선택한 아카이브에 비슷한 디자인이 있는지, 혹은 그의 확인을 거친 디자인이 맞는지 확인할 정도로. 결국 관계는 빠르게 발전했고, 칸예 웨스트의 [Yeezus], [The Life of Pablo] 투어를 위한 제품 디자인에 참여하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그는 칸예 웨스트를 필두로 모인 집단 ‘돈다(Donda)’에 소속된 버질 아블로와 함께 스트리트 브랜드 ‘빈 트릴(Been Trill)’을 만들었고, 매튜 M 윌리엄스, 헤론 프레스톤과도 함께 작업을 이어나가는 거물이 됐다.
그래서 저스틴 선더스의 블로그는 어떻게 됐냐고? 글의 첫 문단에서 말했듯이 ‘브랜드’가 됐다. 그리고 저스틴 선더스는 무드 보드계의 선구자이자 ‘전설’이 됐다.
브랜드가 된 저스틴 선더스의 블로그는 역시나 평범하지 않았다. ‘블로그에는 자고로 글이 있어야지’라는 틀에 박힌 사고를 과감하게 부순 그. 브랜드 운영에 있어서도 기존의 디자인 사고를 따르지 않았다.
블로그에서 글과 잡다한 기능,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를 전부 삭제했던 것처럼, 브랜드 제품을 제작할 때도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하게 덜어내고, 품질과 오리지널리티에 집중했다. 그는 새로운 디자인, 혁신적인 제품을 탐구하지 않았다. 오랜 역사를 통해 증명되고, 익숙해진 디자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편집했을 뿐.
그래서 그의 브랜드 제품들을 보면 하나같이 심플하고 미니멀하다는 걸 바로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형태에 가장 가까운 디자인을 추구하기 때문. 하지만 그렇다고 ‘색깔’이 없냐? 그건 절대로 아니다.
그는 자신만의 개성을 ‘컬러’와 ‘삭제’를 통해 드러냈다. 그동안 블로그 운영을 통해 오랜 시간 쌓아온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세련된 컬러 조합을 완성했고, “여기에는 로고가 있겠지?” 싶은 자리를 공백으로 비웠다. 오히려 브랜드 로고는 최대한 잘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작게 새겨 넣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그와 브랜드를 주목했고, 함께 일하고 싶다며 긴 줄을 서기 시작한 것. 결국 그는 반스, 뉴발란스, 리복, 아식스, 리바이스 등 다른 브랜드와 함께 협업하기 시작했고, 출시하는 컬렉션, 제품마다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뿌리를 둔 저스틴 선더스의 브랜드는 이제 더 이상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브랜드가 아니다. 세계적인 명성과 인지도를 가진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저스틴 선더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어떤 일이든 시작이 반이라는 것. 그리고 개인의 취향은 얼마든지 발전해서 큰 무리를 설득할 수 있다는 것.
아 참, 브랜드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글을 끝낼 뻔했다. 덜어낼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덜어내고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강조하는 저스틴 선더스의 브랜드 이름은 ‘JJJ자운드(JJJJound)’다. 패션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싶다면 이들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