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더 이상, 노잼 도시라 부르지 마라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 고소득 제조업 중심으로 1인당 GRDP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도시 울산. 하지만 이 도시를 한 줄로 정의하는 순간, 우리는 울산의 절반밖에 보지 못한다.

울산에는 오명이 있다. 대전과 노잼도시라는 슬픈 타이틀의 옆자리를 함께 지켜왔다는 것. 그런데 따져보면 이상한 일이다.
전국에서 가장 돈 잘 버는 도시가, 어쩌다 가장 재미없는 도시라는 타이틀을 떠안게 됐을까. 공장과 굴뚝, 출퇴근 버스로만 설명되는 도시 이미지 뒤에는, 정작 가본 사람만 아는 다른 얼굴이 숨어있다.
울산의 시작과 의외의 사실들, 그리고 노잼도시라는 오해. 오늘 타파해주겠다.
산업 도시의 시작
고려 이전, 삼국사기 소읍국 ‘우시산국(于尸山國)’이 울산의 시작이다. 우(于)와 시(尸)를 붙이면 ‘울’이 되는데 ‘산이 울처럼 둘러싼 나라’가 울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다.
빠르게 조선시대로 넘어가 태종 13년(1413년) ‘울주’에서 울산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우리가 아는 산업도시 울산은 1962년에 시작됐다. 1961년 발표된 경제개발5개년계획에서 울산은 특정공업지구로 선정되었다. ‘산이 울처럼 둘러싼 나라’라는 과거의 명성 덕분이다. 산으로 둘러싸여 방어에 용이하고, 태화강에서 공업용수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업 최적의 지역이었다.

일제강점기 때 석유 비축기지로 설계된 적도 있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군사정부와 기업가들의 노력은 계속되었고, 최종적으로 지금의 산업도시 울산이 탄생했다.
돈 잘 번다면서, 왜 노잼도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루는 중공업으로 매년 서울보다 높은 1인당 GRDP로 1위를 수년간 지켜왔다. 그러나 청년들 사이에서는 대전과 더불어 ‘노잼 도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울산 출신 에디터의 경험에 따르면, 여행 온다는 서울 지인들에게 어디 놀러가라고 콕 집어 말하기 힘들었다.

물론 산 타기를 좋아한다면 영남 알프스를, 바다를 가고 싶다면 여러 해수욕장을 추천해줬을 것. 그러나 선뜻 말하기 힘들다. 등산은 만발의 준비가 필요하고, 해수욕장은 주변 상권이 좋지 않아 바로 아래 부산이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교통이다. 광역시 중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다. 울산역은 울산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어 울산의 유일한 대중교통인 버스 타고 중심지에 가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그러나 믿어달라. 울산은 달라지고 있다. 지금 울산은 분위기 좋은 카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❶ 에르벵커피하우스, 울산하면 바다지

울산 바다 카페는 거대하고 바다가 잘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울산 정자해수욕장을 배경으로 힐링할 수 있는 오션뷰 카페 ‘에르뱅커피하우스’. 창문 바로 앞 소파부터 모든 좌석이 바다를 향해 있어 고개만 들어도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는 광경이 펼쳐진다고. 유리창 너머 진짜 바다를 보고 싶다면, 에르뱅커피하우스에서 30초면 충분하다
❷ 샬로우커피컴퍼니, 태화강 앞으로 갑니다

울산 사람들이 한강을 보면 종종 말한다. “태화강 공원이랑 크기만 다르네”. 태화강 국가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긴 후 커피 한 잔 즐기고 싶다면 샬로우커피컴퍼니다. 빨간 벽돌로 만들어낸 분위기, 야외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❸ 티르르, 일상 속 잠깐의 휴식

울산은 분주한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태화강을 중심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잠을 깨워 줄 커피도 좋지만, 차를 음미하는 시간도 가져봐도 좋을 것. 나만의 작은 찻집 티르르다. 실제로 4, 5팀 정도만 수용할 수 있는 소박한 공간이다. 슴슴한 차에 맛있는 디저트를 곁들이면 오늘 하루의 스트레스가 날라갈테니, 가끔은 차 한잔의 여유를 즐겨보자
❹ 유유유유, 하나만 알기는 아쉬우니까

서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바다니, 오랫동안 눈에 담고 싶을 것이다. 에르뱅커피하우스와는 그렇게 멀지는 않다. 그럼에도 또 다른 바다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카페다. 한번 나가면 카페 두 곳은 가는 수다쟁이들은 ‘유유유유’로 향하면 된다. 여러 원두를 사용해 드립커피를 만들며, 베를린 3대 커피 로스터리의 원두까지 들여온다는 점이 포인트. 바다 보러 갔다가 커피 맛에 한 번 더 놀라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