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이 트랙, 피처링이 누구였더라?

외힙을 듣다 보면, 후렴구에서 유독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바로 런던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샘파(Sampha)’. 뛰어난 보이스를 소유한지라, 목소리 하나만으로 동시대 유명 아티스트들의 곡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왔다.  샘파는 2007년, 런던 프로듀서 Kwes를 만나며 본격적으로 음악계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시작했는데. Kwes는 그를 여러 뮤지션들과 연결하며 음악적 지평을 넓혀준 결정적인 연결고리였다. 이때부터 샘파는 칸예 웨스트, 프랭크 오션, 드레이크 등과 작업하면서 여러 음악적 […]

김 은리

외힙을 듣다 보면, 후렴구에서 유독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바로 런던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샘파(Sampha)’. 뛰어난 보이스를 소유한지라, 목소리 하나만으로 동시대 유명 아티스트들의 곡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왔다. 

샘파는 2007년, 런던 프로듀서 Kwes를 만나며 본격적으로 음악계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시작했는데. Kwes는 그를 여러 뮤지션들과 연결하며 음악적 지평을 넓혀준 결정적인 연결고리였다. 이때부터 샘파는 칸예 웨스트, 프랭크 오션, 드레이크 등과 작업하면서 여러 음악적 색채를 공유해왔다. 

특히 칸예의 명반 [The Life of Pablo] 수록곡 ‘Saint Pablo’에서 그의 존재감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보컬 자체가 백그라운드임에도 불구하고, 곡의 감정적인 서사를 아주 깊숙이 채우는 역할을 해낸 것. 칸예의 자아 고백적인 가사와 샘파의 목소리가 놀랄 만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드레이크와의 협업도 빼놓을 수 없다. ‘Too Much’에서 샘파는 ‘Don’t think about it too much’라는 가사를 반복하며 곡을 이끌어 가는데. 이 멜로디가 곡의 정서적 핵심이자, 드레이크의 내면적인 갈등을 부드럽게 감싸는 장치 역할을 한다. 

또 다른 트랙에서도 마찬가지. ‘The Motion’에서 샘파는 특유의 보컬 톤과 코러스로 곡에 따뜻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여기서도 그는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맡는다. 말 그대로 샘파는 곡의 감정 포인트를 살리는 ‘키 플레이어’인 셈. 

그러나 샘파의 매력은 피처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자신의 음악에서도 강렬한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냈기 때문. 

첫 정규 앨범 [Process]는 리스너들의 호평 속에 ‘머큐리 프라이즈’를 수상하기도 했다. 데뷔와 동시에 평단과 팬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23년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Lahai]에서는 한층 더 실험적인 사운드를 선보였는데. 이를 통해 샘파는 독립적인 아티스트로서의 궤적을 확실히 구축해냈다. 

이쯤되면 ‘이 정도 이력이면 더 유명해졌어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법 한데. 하지만 샘파는 의도적으로 조용하게 활동하는 타입이다.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고, 음악 외적인 영역에서 전면에 나서는 것 역시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늘 거물급 아티스트의 반 발짝 뒤에서 곡을 단단히 받쳐주며 동시에 자신만의 진심 어린 음악을 묵묵히 쌓아왔다. 

아직 샘파의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다면, 솔로 앨범부터 추천한다. 피처링 없이 오롯이 그의 목소리만으로 완성된 보물 같은 음악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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