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너, 벌써 네일 바꿀 때 됐다

계절이 바뀌는 순간은 늘 손끝에서 먼저 감지된다. 이번 시즌 네일 트렌드는 눈에 띄기 위한 화려함보다,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색은 옅어지고, 질감은 부드러워졌으며, 표현은 한층 절제되었다. 가장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바로 ‘빈티지’다. 또렷하게 발색되는 색감보다는 빛이 바랜 듯한 컬러와 미묘한 결을 지닌 질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새것의 선명함이 아니라, 시간이 한 겹 덧입혀진 […]

이 혜진

계절이 바뀌는 순간은 늘 손끝에서 먼저 감지된다. 이번 시즌 네일 트렌드는 눈에 띄기 위한 화려함보다,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색은 옅어지고, 질감은 부드러워졌으며, 표현은 한층 절제되었다.

가장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바로 ‘빈티지’다. 또렷하게 발색되는 색감보다는 빛이 바랜 듯한 컬러와 미묘한 결을 지닌 질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새것의 선명함이 아니라, 시간이 한 겹 덧입혀진 듯한 색감 말이다. 손끝 위에 얹힌 컬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어떤 시간의 흔적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플로럴 패턴이 있다. 오래된 엽서 속에서 막 꺼낸 듯한 흐릿한 꽃 말이다. 

다만 그 방식은 이전과는 분명히 다르다. 또렷한 윤곽으로 그려진 꽃이 아니라, 오래된 엽서 속에서 막 꺼낸 듯 흐릿하게 번진 이미지에 가깝다. 누앙스로 그려낸 꽃잎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고, 색은 자연스럽게 퍼지며 손끝 위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어떤 형태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그 분위기를 옮겨오는 데 집중해보자.

특히 장미 패턴이 눈에 띄었다. 채도를 낮춘 핑크와 레드, 때로는 말린 꽃을 연상시키는 브라운 기운이 감도는 색까지. 화사하게 피어난 장미가 아닌, 시간이 지나 색이 부드럽게 가라앉은 장미에 가깝다. 또렷하게 형태를 강조하기보다 물감이 스며든 듯 경계를 흐리게 처리해 보자. 

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레이스 패턴 역시 같은 결을 공유한다. 화려하게 얹기보다는 손톱 위에 가볍게 스며드는 방식이다. 얇은 라인으로 직조된 레이스 패턴을 부분적으로만 배치하거나, 투명한 베이스 위에 은은하게 올려 마치 손톱 아래에 깔려 있는 듯한 느낌을 만든다. 과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디테일은 분명히 살아 있다. 

빛의 사용 역시 달라졌다. 봄 네일에서 빠질 수 없는 반짝임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표현은 훨씬 절제된 방식으로 다뤄진다. 각도에 따라 색이 은은하게 변하는 자석 네일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옛날처럼 글리터로 과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는, 투명한 베이스 위에 빛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연출하는 것이 특징. 

이번 시즌 네일의 흐름은 분명하다. 덜어내고, 흐리게 두고, 겹치며 스며들게 하는 것. 손끝에서 계절을 말하되 그것을 굳이 또렷하게 드러내지 않는 태도다. 마도 그 미묘한 차이가 3월의 봄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방식일 것이다.

연관기사

1 / 8

잠깐만, 너 얼굴이 왜 그래?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먼저 시험하는 계절, 겨울. 유분보다 수분이 먼저 증발하고 장벽은 쉽게 흐트러진다. 그래서 즉각적인 촉촉함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는 보습력을 기준으로 골라야 한다. 고보습 크림 하나만으로 버티기보다는 피부에 수분을 여러 겹 쌓아 올리는 방식이 효과적.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발라야 할까? 에디터가 직접 사용해 본 제품들을 소개한다. 핵심은 무언가를 더 바르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

0

알려주세요, 요즘 입술에 뭐 발라요?

여름이지만 글로우한 메이크업은 놓칠 수 없다. 에디터는 더울수록 건조한 매트 립을 피하는데, 입술이 무겁고 텁텁하게 느껴지기 때문. 대신, 과즙미 넘치는 촉촉한 광이 필요한 지금, 물 머금은 듯 맑고 투명한 글로우 립 제품들을 소개한다. 묻어남은 적지만, 광택감은 오래가는 제품들인데. 무더위에도 끈적임 없이 밀착되어 하루 종일 생기 있는 입술을 유지할 수 있다. 올여름, 반짝이는 립으로 메이크업을 완성해 […]

0

요즘 누가 빨갛게 칠하니?

쥐 잡아먹은 빨간 입술? 끝난지 오래다. 대신 색을 최대한 덜어내는 차분한 메이크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2025년, 브라운의 시대가 왔다.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 ‘모카 무스’가 메이크업 트렌드로 자리 잡을 예정인데. “근데 그거, 엄마 립스틱 아니야?” 맞다. 90년대 유행했던 파란색 섀도우를 활용한 ‘블루 코어’ 메이크업에 이어, 그때 그 브라운 립도 돌아온 것. 쿨톤들, 잠깐 눈 […]

0

카야병, 에피병이 돌아왔다

10여 년 전, 카야병, 혹은 에피병에 걸렸었던 우리. 영국 드라마 <스킨스>에서 에피를 연기했던 배우 카야 스코델라리오(@kayascod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리는 그녀의 칠(Chill)한 모습에 푹 빠졌었는데. 눈가에 번진 화장 마저 왠지 따라하고 싶었던 에피. 그때 그 스모키 화장, 다크 사이렌(Dark Siren)으로 다시 돌아왔다. ‘다크 사이렌’에서 ‘사이렌’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어, 사이렌을 뜻한다. 지난 여름에 사둔 […]

0

닫힌 세계를 열어볼까

최초, 최초, 최초. 이미 진부해진 것들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비로소 달리 보이는 법. 가장 잘 보이는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드럭 스토어에서는 수백 개의 화장품을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다. 물론,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원하는 화장품을 마음껏 발라보기란 불가능했다. 제품을 구매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시대. 당시 소비자에게 뷰티란 […]

0

성분을 읽게 만든 화장품, 디오디너리

무더운 날씨에 점점 지쳐가는 우리. 어느 때와 다를 것 없이 관리한 것 같은데, 뜨거운 햇빛 아래 피부도 함께 잔뜩 화가 났다. 화가 난 피부를 진정시키기 위해 드러그 스토어를 찾는 요즘이다. 안 그래도 피부를 걱정하며 찾은 곳인데, 내가 원하는 말만 쏙쏙 골라 용기에 담아낸 다양한 바디케어 화장품들이 곳곳에 퍼져있다. ‘피부 톤업’, ‘안티에이징’ 등 현란한 말솜씨에 결국 […]

0
언제는 흉하다며, 내 주근깨

언제는 흉하다며, 내 주근깨

이상하다. 언제부턴가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SNS 어디서든 사람들이 주근깨 메이크업을 하는 영상이 올라온다. 자연스러운 주근깨 연출법으로 브로콜리를 어두운 갈색 파우더에 묻혀 얼굴에 찍어 바르기도 한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Dariia Bordun(@_idareen_)님의 공유 게시물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근깨는 여드름과 같이 화장으로 가려야 할 ‘결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창궐하고  마스크 착용이 필수화 되면서 파운데이션을 사용하지 않는 […]

0
면도 말고 제모, 관리하는 남성들의 베이직 아이템 리스트

면도 말고 제모, 관리하는 남성들의 베이직 아이템 리스트

잘 정돈된 수염과 적당한 ‘털’은 수컷 사자의 갈기처럼 남성의 와일드한 매력을 한껏 뽐낼 수 있는 요소다. 물론, ‘잘 정돈되고’, ‘좋은 스타일링’을 곁들였을 때 얘기. 그냥 기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특히, 동양인 특유의 두껍고 진한 검은색 모는 흰 피부와 썩 좋지 못한 궁합을 보여주며 자칫하면 지저분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게 사실. 그래서 ‘그루밍족’들은 제모를 택했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