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로 비행기를 타지 않아, 왜냐면 무섭거든’ 기상천외한 스탠리 큐브릭
‘외계인 보험에 가입한 스탠리 큐브릭’ 스탠리 큐브릭은 1968년 개봉한 영화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촬영하기 전, 외계인이 실제로 발견되면 돈을 받을 수 있는 독특한 보험에 가입했다. 그가 이런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보험을 가입한 이유는 만약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실제로 외계인이 발견되면 영화에 등장하는 가짜 외계인이 농담처럼 우스워 보일 수 있었기 때문. 그는 본격적인 촬영에 […]
‘외계인 보험에 가입한 스탠리 큐브릭’
스탠리 큐브릭은 1968년 개봉한 영화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촬영하기 전, 외계인이 실제로 발견되면 돈을 받을 수 있는 독특한 보험에 가입했다. 그가 이런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보험을 가입한 이유는 만약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실제로 외계인이 발견되면 영화에 등장하는 가짜 외계인이 농담처럼 우스워 보일 수 있었기 때문.
그는 본격적인 촬영에 도입하기 전, 나사가 진짜 외계인을 발견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특이한 정책으로 유명한 보험사 ‘Lloyed’s of London’에 연락해서 ‘NASA가 외계인을 발견하면 지불되는 보험’을 구입했다. 보험 약정의 기간은 영화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개봉하는 날까지였다. 그가 얼마나 광적으로 의심이 많고, 완벽을 추구하는 예민한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행히도(?)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개봉하기 전에 진짜 외계인은 발견되지 않았고, 보험사가 스탠리 큐브릭에게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나는 절대로 비행기를 타지 않아, 왜냐면 무섭거든’
스탠리 큐브릭은 절대로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죽을 수도 있기 때문. 비행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이 있었던 그는 모든 장면을 영국에서 촬영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탄 건 지난 1961년, 영화 ‘로리타’를 촬영하기 위해 영국으로 이주할 때였다. 스탠리 큐브릭은 이후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다시는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그는 어쩔 수없이 영국을 떠나야 할 때도 비행기가 아닌 배를 타고 여행했다. 심지어 이런 여행 자체도 너무 드물었기에 그는 영국 땅을 떠나지 않고 평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예시를 알아보자. 스탠리 큐브릭의 대표작 중 하나인 ‘풀 메탈 재킷’은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국과는 분위기가 굉장히 다른 배경이다. 하지만 그는 절대로 영국을 떠나기 싫었다. 결국 스페인에서 야자수 200그루를 수입했고, 영국에 정글 세트를 만들어서 작품을 제작했다. 그래서 풀 메탈 재킷의 배경은 다른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에 비하면 정글의 풍성함이 부족하다.
그는 절대로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아 싫어, 다 빌릴 거야’
감독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감독들은 일반적으로 대본의 시간 순서와 관계없이 하나의 장소, 혹은 세트장에서 필요한 모든 장면을 한 번에 촬영한다. 시간 순으로 배열하는 편집 작업은 촬영이 끝나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업을 진행할 경우, 시간과 비용을 모두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스탠리 큐브릭은 달랐다. 그는 모든 작품을 시간 순으로 촬영하길 원했다. 촬영에 돌입한 후에도 중간에 대본을 바꿀 정도로 모든 면에서 완벽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 했기 때문. 그로 인해 그는 매번 하나의 세트가 아닌, 모든 세트를 동시에 사용했다. 그의 고집은 때로 다른 감독에 피해를 주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사례를 알아보자.
그는 촬영을 위해 Elstree 사운드 스테이지 전체를 무려 11개월 동안 차지했다. 그로 인해 동일한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기다리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작품 ‘레이더스’ 제작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심지어 촬영을 마치기 두 달 전, Elstree 사운드 스테이지 3의 Colorado Lounge 세트가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 결국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팀은 완성해두었던 세트를 다시 재구축해야 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위 사진은 불에 타버린 사운드 스테이지 3의 잔해 속에서 웃고 있는 스탠리 큐브릭의 모습이다.
‘다시, 다시, 다시’
스탠리 큐브릭 사전에 원테이크 촬영이란 없다. 그는 수없이 반복되는 재촬영의 달인. 하나의 장면을 100번이 넘게 다시 촬영하는 일이 빈번했다.
좋은 예시를 들어보자. 바로 ‘샤이닝’의 한 장면에 대한 촬영 일화다. 오버룩 호텔의 셰프 역할을 연기했던 배우 ‘스캣맨 크로더스’, 그리고 당시 불과 6살이었던 배우 ‘대니 로이드’가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 스탠리 큐브릭은 이 장면을 무려 140번이 넘도록 재촬영 했다. 이 일화는 영화계에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심지어 스탠리 큐브릭은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도 재촬영을 고집했다. 문 닫는 장면을 75번 촬영하거나, 도끼로 욕실 문을 뚫는 장면은 60번이나 재촬영하는 등 완벽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 병적으로 집착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리허설을 자주 하지 않았다. 카메라를 켜고, 실전에 돌입하기 전에는 배우들이 연기에 완벽히 몰입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스탠리 큐브릭은 스탠리 큐브릭이다’
샤이닝, 풀 메탈 재킷, 시계태엽 오렌지,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파타커스, 아이즈 와이드 셧 등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을 탄생시킨 스탠리 큐브릭. 그는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괴상한 행동과 습관, 법칙을 가진 감독이었지만 그만큼 영화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단 하나의 신도 허투루 촬영하지 않았으며,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완벽한 작품을 만들었다. 그가 탄생시킨 희대의 명작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골라서 시청해 보자.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치게 될 것이다.